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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91

그가 입은 옷은 그리 많지 않았다. 깊어가는 가을밤, 이슬은 무겁고 밤바람은 유독 차가웠다. 하지만 알파는 이런 것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그대로 둔 채, 베타 곁으로 다가가 마디가 뚜렷한 큰 손으로 베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그의 눈에는 가로등의 따뜻한 노란빛이 담겨 있었다.

사랑에 빠진 알파는 마음에 둔 사람 앞에서 '온화함'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평소의 날카롭고 강렬한 기세와는 전혀 달랐다. 그는 친근하게 베타의 손을 잡았다가, 문득 자신의 손이 찬 바람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