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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90

고설을 본 순간, 나는 완전히 멍해졌다. 고설이 이곳에 나타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게다가 멀지 않은 곳에서 나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고설이 계속 나를 미행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곧,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우연히 마주친 것뿐일 거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 멀리 있던 고설은 말없이 몸을 돌려 그대로 걸어갔다.

멀어져 가는 고설을 바라보며, 내 마음은 참 개운치 않았다.

만약 그 사이에 그렇게 많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