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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480

그 무한히 긴 밤의 어둠이 한 차례 매서운 가을비에 씻겨 하나도 남지 않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무성했던 나무들이 오늘은 벌거숭이가 되어 있었고, 온 나무의 잎들이 바닥의 고인 물 위에 떨어져 있었다. 차가운 가을바람은 그것들을 휘날릴 힘도 없어 보였고, 긴 거리에는 쓸쓸하고 적막한 기운이 가득했다.

제국의 수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다.

수도 도심에서 엄청난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기품 넘치는 별장 안에서, 단정하고 잘생긴 청년이 작은 테이블에 앉아 풍성한 아침 식사를 즐기며 창문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유리를 타고 구불구불한 물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