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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87

이 목소리는, 마치 지옥에서 전해져 오는 듯 아득하고 희미하며, 비현실적이었다.

여자의 목소리였다.

선월이 들어 올린 오른발이 즉시 공중에서 굳어버렸다. 그는 귀를 쫑긋 세워 공기 중의 변화를 포착하려 했다.

그 여자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혹시 내가 너무 긴장해서, 아니면 너무 기뻐서 환청을 들은 건가?"

선월은 미간을 찌푸리며 한참을 듣고 있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석굴 안에는 기름등이 여전히 어둑한 빛을 흔들며 비추고 있었고, 여우신 조각상과 여섯 개의 검은 석인들은 모두 꼼짝 않고 제자리에 있었다. 사람은커녕 머리카락 한 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