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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837

2012년 지하성, 채자연 대주교 전용 소회의실.

얼굴에 인축무해한 밝은 미소를 띤 채자연이 의자에 단정히 앉아 맞은편 벽에 걸린 대형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었다. 난초 모양으로 곱게 세운 오른손으로 옆에 있는 시종이 들고 있는 은쟁반에서 잘 익은 체리 한 알을 집어 작은 입술 사이로 넣었다.

한 소녀가 종이 한 장을 들고, 채자연과 똑같은 목소리로 마이크에 대고 '애절하게' 읽고 있었다. "상리가, 넌 정말 이 세상에 존재해선 안 될 불쌍한 벌레일 뿐이야! 하지만 네 자신이 초정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착각하고 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