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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90

황가 사원은 교토의 뒷산에 위치해 있었다. 이제 막 초가을이 시작되어, 멀리서 바라보면 산 전체가 안개에 싸여 있고 구름이 감돌아 마치 선경과도 같았다. 사원으로 가는 큰길은 이미 지나왔고, 이제는 돌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야 했다. 좁고 긴 오솔길 양옆에는 단풍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는데, 초가을이라 단풍잎은 아직 붉게 물들지 않았다.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쏟아져 내려와 돌계단 위에 별처럼 반짝이는 빛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었지만, 지금 쑤쑤는 그런 경치를 감상할 마음이 없었다. 학살 현장을 경험한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