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국사와 무책임한 아내

챕터 61

수소가 궁을 나설 때는 이미 달이 나뭇가지 위에 걸려 있었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그녀는 운귀비 곁에서 이미 세 시진을 보낸 셈이었다. 손을 들어 아파오는 이마를 문지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길을 비추는 희미한 궁등만 있을 뿐,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이제 좋았군, 길을 잃어버렸다.

"수 아가씨, 잠시만요." 뒤에서 심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소가 고개를 돌리자 심매가 흰색 망토를 들고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심매 아가씨, 무슨 일인가요?" 수소는 지친 눈빛으로 심매를 바라보며 물었다.

심매는 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