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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6

하늘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푸른 하늘이 마치 짙은 먹물에 젖은 수묵화처럼 하늘 가장자리에서부터 번져 나오며 한 치 한 치 퍼져 나갔다.

소소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깜깜한 밤이었고, 시간을 계산해 보니 유시(酉時)는 이미 지나간 후였다. 방 안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소소는 문득 약속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이불을 걷어내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문을 열기 전에 뒤돌아봤다면, 봉창란이 갑자기 나타난 것을 볼 수 있었을 텐데. 그의 모습은 마치 투명 인간처럼 보였고, 사람들이 믿기 힘들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