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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972

이미정은 뭔가를 피하듯 빠르게 침실로 달려갔다.

나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이미정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현관에 서 있는 아내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아내도 현관에 서서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이 분노인지, 슬픔인지, 아니면 원망인지 말할 수 없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한 마디도 꺼낼 수 없었다.

결국 이미정이 먼저 집 안의 정적과 침묵을 깼다. 침실에서 나온 그녀는 작은 가방을 들고, 고개를 숙인 채 나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고 빠르게 현관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