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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69

결국 나는 한시의 질문에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차분히 가라앉아 생각해보니, 여전히 서둘러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아마도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확신이 없는 일을 하면 다시 한번 그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게 될 것 같았다. 물론 나도 알고 있다. 감정이란 건 절대 백 퍼센트 확신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오늘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해도 내일이면 제각각의 길을 갈 수도 있는 거니까. 누가 알겠는가.

한시는 조금 기분이 상한 듯했다. 자리에 앉은 후로는 나를 별로 상대해주지 않고, 오히려 내 동료들과 열심히 대화를 나눴다. 음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