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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71

서정숙은 풀이 죽은 채 자갈길 가장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몸을 작게 웅크린 채, 보온병은 힘없이 그녀의 발치에 쓰러져 있었다.

만두를 싸놓은 천 주머니는 외투 뒤쪽 후드에 넣어두었는데, 역시 온몸 중에서 가장 보온성이 좋고 실행하기도 쉬운 곳이었다.

스웨터 소매 밖으로 인색하게 두 마디 손가락만 드러낸 채, 갈대밭에서 따온 갈대 하나를 꼭 쥐고 바닥에 추유닝의 이름을 허공에 그리고 또 그리며 심심함을 달래고 있었다.

오동향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외진 시골마을이라 제대로 된 버스 정류장 표지판조차 없어서, 운전기사들은 그저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