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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20

서정서는 전화를 끊고 창가로 걸어가 커튼을 반쯤 열었다. 실내의 따뜻한 공기와 외부의 찬 공기가 부딪히면서 유리창에 얇은 안개가 끼었다.

창문에 입김을 불어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고 문질렀더니, 차갑고 서늘한 감촉이 마음속까지 스며들었다.

창밖의 풍경이 조금 더 선명해졌다.

겨울은 해가 더 빨리 지는 법이라, 이미 태양은 산 너머로 저물어 있었고, 하늘은 회색빛으로 흐릿했다. 정원 산책로의 가로등이 듬성듬성 켜져 희미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눈은 이미 그쳤지만,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여전히 무거운 흰 눈이 눌려 있어 가지 끝이 휘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