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한 남비

챕터 89

비가 내려 왕성 전체가 고요해졌고, 욕망이 사라진 듯한 쓸쓸함이 감돌았다. 면면구도 면관도 한산하여 손님이 거의 없었다.

순경과 예예, 그리고 금막이 창가 자리에 둘러앉았고, 국수에서 피어오르는 김이 공기 중에 퍼져나가며 식욕을 자극하는 향기를 내뿜었다.

순경은 긴 의자에 옆으로 앉아 한쪽 다리를 의자 위에 올리고, 고개를 돌려 초점 없는 눈으로 창밖의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창밖에서 바람이 불어와 빗방울 한두 방울이 날아들었고,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도 바람에 의해 끊겼다가 이어졌다가 했다.

만약 천항지가 운택창역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