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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20

동월 초삼일, 눈이 그치고 갓 개인 하늘에 햇살이 은백색 눈 위에 금빛 광채를 입혔다. 반짝이는 빛이 멀리서부터 조금씩 퍼져 오고, 한기가 하얀 안개로 변해 쌓인 눈 위로 피어올라 마치 선계와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다. 눈이 내릴 때보다 주변 온도가 더 떨어져, 모든 사람들이 두꺼운 솜옷을 껴입고 걸을 때면 마치 뒤뚱거리는 곰 같았다.

황성 객잔 문 앞의 눈은 이미 깨끗이 치워졌고, 감청색 천막 가장자리에 걸린 붉은 등롱 위의 눈도 일찍이 닭털 털이개로 털어냈다.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멀리 길목에서도 눈으로 덮인 세상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