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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15

순경은 "퇴화"된 구첩운을 끌고 한참을 걸었다.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주변의 꽃과 풀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발밑에는 얼음과 눈이 미끄러웠고, 한기가 비단 사슴가죽 부츠를 뚫고 발가락까지 기어올라 간지러웠다.

순경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검푸른 하늘은 마치 부주의한 화가가 먹통을 엎질러 놓은 듯했다. 빛 한 점 없이 고르지 못하게 번져 있었다. 그는 뒤를 돌아보니, 앙상한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고 있었다. 마치 하늘을 찢어 그 뒤에 숨어 있는, 이 세계를 조종하는 한 쌍의 손을 드러내려는 것처럼.

그는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