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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84

겨울날의 햇살은 살짝 취한 듯 따스해서, 사람을 고양이처럼 나른하게 만든다. 순경은 두 손을 등 뒤로 모은 채 절벽 위에 서서 햇살을 듬뿍 받으며,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아래의 성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검은 구름층이 성 전체를 뒤덮어, 한 줄기의 햇빛도 들어갈 수 없었다.

정오가 지났고, 비술로 만들어진 허무의 경계는 거의 완벽했다. 아무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

단념이 소년에게 자신과 함께 머물러 달라는 생각에 대해, 순경은 이해했다. 그것은 결국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가장 진실된 바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단념이 "넌 가라,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