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한 남비

챕터 182

이 도시는 음기가 매우 짙어서 한낮이라도 햇빛은 두꺼운 구름층을 뚫지 못했다.

순경은 여관의 빈방에서 밤을 지새우다가 날이 밝을 무렵, 푹신하고 꽤 편안한 침대에서 눈을 떴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자 공기 속에 먼지 냄새가 느껴졌다. 몸을 돌려 침대 휘장을 걷어올리니 방 안은 여전히 어둑어둑했고, 가구들의 형태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는 몸을 비틀어 침대 머리맡 쪽 벽에 박힌 창문을 바라보았다. 희미한 빛이 창문을 통해 방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손을 놓은 뒤, 다시 침대에 누워 가볍게 탁한 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