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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3

바람이 불자 물결이 일렁이고, 물속에 있던 대문이 파문 속에서 흩어져 부서졌다. 검은 현판 위의 글자도 흩어져 반짝이는 금빛 모래가 되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두꺼운 구름층이 찢어지고, 핏빛 노을이 하늘을 장미색으로 물들였다. 그 비취색 연못도 마치 화려한 장미꽃잎 한 조각처럼 보였다.

안개가 어느새 사라지고, 순경은 마침내 담장을 볼 수 있었다.

동시에 그는 수놓은 누각 하나를 보았고, 그 누각 위에는 붉은 옷을 입은 여인이 서 있었다.

그녀는 방금 목욕을 마친 듯했다. 긴 머리카락이 젖은 채로 가슴 앞으로 늘어져 물방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