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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09

빛이 하얀 창호지를 비춰 더욱 눈처럼 환하게 만들었다. 마치 달빛 아래 눈이 내린 듯했다. 무용신백은 순경에게 등을 돌린 채 그 환한 창을 향해 서 있었다. 순경의 시선에서 보면, 그는 온몸이 부드러운 하얀 빛에 젖어 있었다. 비록 온통 검은 옷을 입고 있었지만, 감히 손댈 수 없을 만큼 성스러워 보였다.

은은한 복숭아꽃 향기가 그의 소매 사이로 새어 나와 작은 공간을 서서히 채워갔다. 코를 살짝 찡그리면 그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순경의 도발적인 웃음 섞인 말에 무용신백은 마음속에 죄책감이 일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