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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380

"수진, 내가 임신했어." 전화 너머로 린란의 감정은 약간 가라앉은 듯했지만, 동시에 약간의 흥분도 묻어났다.

"뭐라고?" 나는 순간 반응이 없었다. 머리가 순식간에 정지하고, 뇌의 회로가 갑자기 비정상적으로 변해버렸다.

"임신했어, 네 아이야." 린란이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고, 그 말이 내 귀에는 청천벽력처럼 들렸다.

"실수 아니야?" 이게 남자의 본성인지 모르겠지만, 지난번 린란이 임신했다고 했을 때는 긴장감 외에 다른 감정이 없었는데, 몇몇 여자들을 경험한 후 지금의 내 첫 반응은 오히려 도피하고 싶은 것이었다.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