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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3

그는 3선 도시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이미 은퇴하셨고, 가문에도 권세 있는 친척이 없었다. 오직 자신의 총명함과 노력으로 학업의 길을 한 걸음씩 착실히 걸어와 상하이의 명문대학 법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단과대 학생회장, 법학 평론지 편집장, 영어 스피치 대회 우승자, 축구대회 최우수 득점상... 그는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 최고를 이루었다고 자부했다.

심지어 시 전체에서 매년 두 명에게만 주어지는 합유(合維) 장학금도 어려운 관문을 뚫고 무사히 받아냈다.

그는 이 로펌에서 설립한 장학금이 돈 외에도 가장 큰 역할은 디딤돌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처럼 유학 배경도 없는 학부 졸업생은 대형 로펌의 문턱조차 밟을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지금 와서 보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비를 맞으며 집에 돌아와 기진맥진한 상태로 6층까지 올라간 허징은 자신이 세 들어 사는 아파트 문을 열었다. 지금은 그저 푹 자고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똑똑똑!"

옷도 벗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온몸이 움직이기 힘든 상태일 때, 문 밖에서 성가신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베개로 머리를 덮고 그는 문 두드리는 사람을 무시했다.

그런데 잠시 후, 문 밖에서 열쇠로 문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화들짝 놀란 허징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문으로 달려갔다.

거실 불은 이미 켜져 있었고, 집주인이 정리되지 않은 식탁 앞에 서서 주변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살펴보고 있었다.

"어떻게 마음대로 문을 열고 들어오세요?"

"내 집인데, 내가 왜 못 들어와?" 집주인은 현지 중년 아줌마로, 말하면서 당당하게 손에 든 열쇠를 흔들었다.

"사생활이라는 게 뭔지 모르세요?!"

"무슨 사생활이야? 나 문 두드렸거든! 오늘 월세 내는 날인데, 네가 돈이 없어서 숨었는지 어떻게 알아..." 중년 아줌마가 중얼거렸다.

더 말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허징은 돌아서서 지갑을 꺼냈다. 오늘 정산된 인턴 급여가 몇천 위안 정도 되니 다음 달 월세를 내기에는 충분했다.

돈을 세면서 그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이전에는 정직원이 되면 급여가 높아질 거라 생각해서 친구들과 함께 집을 구하지 않았는데. 이제 보니 다음 달에는 새로 집을 구해야 할 것 같았다.

"야, 월세는 3개월씩 내야 하는데, 이 돈으로는 부족해."

허징은 잠시 멍해졌다. 이전에는 항상 한 달씩 냈는데, 갑자기 3개월씩 내라니 무슨 소리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중년 아줌마는 미리 준비해 둔 임대 계약서를 꺼내 흔들며 말했다. "자, 당시에 네가 꼭 3개월 계약을 하자고 했잖아. 이제 기간이 만료됐는데, 다른 사람이 월 200위안 더 주고 내 집을 빌리겠다고 하면서 3개월 보증금에 1개월 월세를 선불한대. 내가 양심이 있어서 네가 150위안만 더 내고 앞으로 3개월치를 한꺼번에 내면 계속 너한테 빌려줄게."

당당하게 말하는 집주인의 모습을 보며 허징은 갑자기 참지 못하고 낮게 웃기 시작했다.

그의 웃음에 집주인은 한 걸음 물러서며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이 더 많은 돈을 준다고요?" 허징은 웃음을 그치고 집주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아요. 보증금만 돌려주시면 그 사람에게 빌려주세요."

"그 사람 내일 당장 집을 원한다고. 이사할 거면 지금 당장 해, 안 그러면 보증금 못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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