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챕터 2
그가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고, 상대방이 물었다. "실습생이신가요?"
허징은 처음에 고개를 끄덕였다가 다시 고개를 저었다. "오늘이 실습 마지막 날이에요. 정직원 전환은 안 되게 됐어요."
그 사람은 약간 놀란 듯했다. "왜죠? 보통 사무실에서는 이미 졸업하고 바로 정직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실습생만 받는데요."
"저도 왜인지 알고 싶네요." 허징의 목소리에는 쓴맛이 배어 있었다. "아마도 제가 배경이 없어서겠죠."
그의 말을 듣고 상대방은 살짝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어떻게 집에 가세요? 지하철 타세요?"
허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미 고층으로 올라간 엘리베이터를 바라보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 위층으로 올라갈 계단이 있나요?"
"밖에 비가 오고 있어요. 제가 지하철역까지 데려다 드릴게요." 그 사람은 허징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앞서 걸어갔다.
허징은 잠시 멍해졌다가 빠른 걸음으로 그를 따라잡았다.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괜찮아요, 어차피 가는 길이에요." 상대방은 그에게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함께 내려온 동료는 바닥이 꽤 높은 BMW를 운전하고 있었다. 허징은 종이 상자를 안고 조수석에 앉았다. 이제서야 그는 상대방의 외모를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정장을 입고 있었고, 매너가 좋았으며, 말투도 꽤 노련해 보였다. 하지만 외모만 보면 이 사람은 겨우 27-8세쯤 되어 보였다. '아, 역시 변호사는 돈을 많이 버는구나. 이렇게 젊은데도 좋은 차를 살 수 있다니.'
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밖의 비는 꽤 세차게 내리고 있어서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오자마자 앞 유리의 와이퍼가 자동으로 좌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어느 팀에서 실습하셨어요?" 도로 상황에 집중하면서 차 주인이 무심코 물었다.
"저는 허징이라고 합니다. 양 변호사님 팀이었어요." 허징은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양청?" 상대방은 그의 지도 교사 이름을 직접 부르며 물었다.
"네." 허징은 대답하고 나서 자신이 아직 상대방의 이름을 묻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린차오예요. 조라고 부르세요."
"조 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와 잠시 대화를 나누자 허징의 마음속 우울함이 조금 사라진 것 같았다. 이어서 아쉬운 듯 말했다. "아쉽게도 앞으로는 만날 기회가 없겠네요."
린차오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합위 말고 다른 오퍼는 있어요?"
허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대학원 진학, 공무원, 대기업 법무 보조 오퍼들 다 포기했어요. 빨리 변호사가 되고 싶어서 철석같이 마음먹었는데... 뜻대로 안 됐네요."
한숨을 쉬며 허징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지하철역은 사무실 건물에서 멀지 않았고, 이제 차는 이미 지하철역 입구에 도착했다.
린차오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수납함에서 짧은 손잡이 우산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우산 안 가져오셨죠?"
허징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이 정도 비는 괜찮아요. 게다가 앞으로 사무실에 안 올 텐데, 어떻게 돌려드려요?"
린차오는 무심한 듯 웃으며 몸을 돌려 그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 "다음에 지나가실 때 안내 데스크에 맡겨 두시면 돼요. 그분들이 전해주실 거예요."
잠시 생각한 후, 허징은 린차오의 호의를 거절하고 싶지 않아 손을 뻗어 우산을 받았다. "감사합니다. 며칠 내로 돌려드릴게요."
차에서 내릴 때, 허징은 린차오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는 것을 들었다.
"실망하지 마세요. 실력 있는 사람은 언젠가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에요."
오늘 밤 이전까지, 허징은 노력과 실력이 있으면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고 항상 믿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