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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76

여름밤의 뇌우는 무덥고 억압적이었다. 머리 위로 납빛 구름이 산처럼 쌓여, 마치 대군이 압경하듯 숨이 막혔다. 이렇게 정체된 공기 속에는 흘러나올 것만 같은 약초 향기가 짙게 배어 있었고, 땀방울이 궁녀들의 하얀 피부를 따라 흘러내리며 더위의 기운을 더했다.

이런 날씨는 묵안의 병세를 악화시켰다. 당천이 계속해서 어린 소녀 곁을 지키며 차가운 수건으로 열을 내리거나 부채질을 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고열에 시달리는 묵안의 고통을 완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동성 밖에서 벌어진 그 갑작스럽고 피비린내 나는 연회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