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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73

그녀의 피부는 하얗고 맑았으며, 석양이 지는 피빛에 물들어 평소의 차분하고 절제된 모습이 요염한 색채로 덧입혀졌다. 마치 어둠 속에서 서서히 피어나는 꽃처럼, 술을 마시는 자태가 우아하여 이슬을 홀짝이는 듯했고, 그 모습에서는 넘치면서도 몽롱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그 아름다운 색채는 평범한 연지의 요염함이 아니라, 전쟁의 불길과 선혈이 물들인 것으로, 세월을 거쳐 가라앉은 우아함이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여전히 여러 해 전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맑았지만, 달라진 점이라면, 예전에는 모든 감정을 숨기지 못했던 그 눈이 이제는 세상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