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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7

당 얕은 피하지 않았다.

그릇이 깨지는 소리가 이번엔 유독 선명했다. 따뜻한 액체가 당 얕의 이마에서 흘러내렸다. 눈가에 맺힌 뜨거운 색깔은 바로 피였다.

묵무흔이 던진 그릇은 당 얕의 몸에 직접 맞지 않았고, 그저 당 얕의 뒤쪽 벽에 부딪혔을 뿐이었다. 얼음꽃처럼 사방으로 튀어나간 파편들이 당 얕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당 얕은 피하지도, 저항하지도 않았다.

마치 그 후로 수많은 세월 동안 그랬던 것처럼, 당 얕은 묵무흔에게 한 번도 저항하지 않았다. 그저 그렇게 조용히 서서, 고귀한 왕자의 폭력을 한 번 또 한 번 받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