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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53

머리 위로 납회색 하늘이 낮게 내려앉고, 정원은 담담한 수묵화 같은 연기에 둘러싸여 있었다. 연못 속 살짝 붉은 빛을 띤 하얀 연꽃 꽃잎도 마치 짙은 자주색으로 물든 듯했다. 연잎 아래 연못물은 더욱 짙은 비취색이라 어지러이 교차하는 꽃그림자조차 비추지 못했다.

유리 기와에서 들려오는 검은 구슬이 부딪치는 소리는 마치 가랑비가 기와와 부딪쳐 내는 거문고 소리 같았다.

희화 3년, 첫 비는 여전히 쌀쌀한 한기를 품고 있었다.

어서각에서 황제는 이미 여러 날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곳은 더욱 적막하고 엄숙한 공간이었고, 오직 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