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하나

챕터 82

왕설신의 죽음은 사문빈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그는 말수가 적어지고 기억력도 나빠졌으며, 마치 왕설신처럼 중병에 걸린 듯 하룻밤 사이 십 년은 늙어 보였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그의 세속적 미련을 모두 앗아갔고, 반년 동안 그는 정신없이 살았다. 그는 사연이나 사청기를 돌보고 싶지도 않았고, 사찬에게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히려 왕설신이 생전에 아끼던 고양이 조고를 안고, 왕설신이 자주 앉던 안락의자에 멍하니 앉아 하루종일 넋을 놓고 있었다.

사연은 이웃집에서 조고를 데려온 그날을 선명히 기억했다.

조고는 무슨 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