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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543

극심한 통증이 갑자기 밀려왔을 때, 육녕은 순간 무한히 고통스러운 어둠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모든 의식이 사라졌지만, 유독 한 문이 보였다.

그의 모든 기억을 가두고 있는 문이 조금 열린 것이다.

그는 문틈으로 옷을 입지 않은 소녀를 보았다. 소녀의 피부는 백자처럼 섬세하고 하얬으며, 왼쪽 어깨 아래에는 붉게 핀 꽃 문신이 있었다. 두 손은 배 앞에 모으고, 턱을 살짝 들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는 마치 갑자기 개집에 들어온 작은 고양이 같았다. 순수한 모습에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수줍음이 있었지만, 형광빛을 띤 그 눈동자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