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챕터 5
우리는 대화가 잘 통해서 어느새 시간이 11시가 넘었고, 술도 거의 다 마셨고 시간도 적당했다.
아내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 채, 내 옷을 살짝 당기며 "우리 언제 집에 갈까?"라고 물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멍해져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한청상을 바라보았다.
"준비가 안 됐으면 다음에 해도 돼요."
한청상이 이해한다는 듯 웃으며 말했지만, 눈빛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담고 있었다.
말 속의 의미를 알아차린 아내는 약간 긴장하며 불안하게 "이렇게 빨리?"라고 물었다.
나는 아내의 감정을 이해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 내 혈액 순환이 빨라지고 심장이 튀어나올 듯 긴장되어, 이대로 계속하면 혈관이 터질지도 모를 정도였다.
하지만 오늘 우리 모두 간신히 용기를 냈는데, 만약 오늘 밤을 놓친다면 다시 그녀를 이곳에 데려올 용기가 있을지 모르겠다.
아내는 내 의지를 감지하고 복잡한 눈빛으로 소국성을 한번 쳐다본 후,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 손을 잡은 채 무의식적으로 힘을 주었다.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르겠지만,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 이를 악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청상과 소국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치 큰 고객과의 계약이 성사되어 입금이 된 것처럼 기뻐하며 잔을 들었다.
하지만 나와 아내는 달랐다. 내 손바닥은 더 아팠고, 그녀의 손은 더 심하게 떨렸다. 긴장과 불안을 감추기 위해 우리는 억지로 웃으며 잔을 들고, 마치 용기를 내기 위한 듯 술 한 잔을 단숨에 마셨다.
한청상이 먼저 일어나며 "가자!"라고 말했다.
나와 아내는 서로 마주 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안고 그들을 따라갔다.
술집을 나와 내가 차를 몰고 한청상의 차를 뒤따랐다. 십여 분을 달려 한 사설 클럽 앞에서 속도를 늦췄다. 주차장에 차를 대자, 한청상 부부는 이곳에 익숙한 듯 우리를 데리고 바로 뒷문 엘리베이터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리는 매우 긴장했다. 아내는 계속 내 손을 꽉 잡고 내 품에 기대어 있었다. 마치 폭우에 습격당한 작은 새처럼 내 품에서 약간의 따뜻함을 얻으려는 듯했다.
나는 그녀가 미세하게 떨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너무 긴장하지 않도록 나는 침착하려고 노력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엘리베이터에서 깜빡이는 숫자를 보니 마치 내 심장도 함께 뛰는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가 마침내 8층에서 멈추자 소국성이 먼저 나갔다. 엘리베이터 밖에는 검정과 빨강이 섞인 짧은 직업복을 입은 여성이 서 있었다.
소국성은 이미 익숙한 듯 카드 한 장을 여성에게 건넸다.
여성은 아무 질문도 하지 않고 우리를 한번 쳐다본 후 카드를 돌려주며 객실 카드 두 장을 건넸다.
소국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하고 객실 카드를 받아 익숙하게 왼쪽으로 걸어갔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나와 아내는 더욱 긴장하고 망설였다.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마치 앞에 심연이나 절벽이 있는 것처럼, 계속 나아가면 우리는 끝없는 어둠 속으로 떨어져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이 길이 끝이 없어서 우리가 영원히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올 것은 결국 오고야 말았다. 소국성과 한청상이 한 문 앞에서 멈췄다. 소국성은 손에 든 두 장의 객실 카드를 펼치며 "아무거나 골라요"라고 말했다.
나는 한번 보았다. 814, 816, 아주 간단한 선택이었지만 나는 손을 뻗어 집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 눈에는 그것이 두 장의 객실 카드가 아니라 손 위에 감긴 두 마리의 독사처럼 보였다. 내가 다가가면 독사는 독니를 드러내고 단번에 나를 삼킬 것만 같았다.
내가 망설이는 것 같자 소국성이 설명했다. "가급적 같이 있지 말고 떨어져 있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