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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73

이소삼이 나타났을 때, 안리는 가로등 아래 쪼그려 앉아 멍하니 있었다. 차가운 바람에 그녀의 코가 붉게 얼어붙었고, 쓸쓸하고 맑은 달빛이 그녀의 몸 위로 쏟아져 내리며 약간의 고독함을 더했다.

그녀는 입에서 나오는 더운 숨을 손바닥에 불어넣고는 힘껏 비벼댔다. 기다리면서 가늘고 긴 눈을 살짝 찌푸린 채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퉁이에서 계속 침묵하고 냉담하게 서 있던 사람은 그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담배에서 불씨가 피어올랐고, 이내 길쭉한 손가락으로 툭툭 털어내자 재가 후드득 떨어져 바람에 날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