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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2

아침 조회 시간의 달리기 운동에 안리는 참여하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책을 외우고 있었지만, 한 문장을 십여 번이나 반복해도 아무것도 기억에 남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그녀는 책을 덮고 책상에 엎드린 채 눈을 내리깔았다.

교실에 남아있는 학생들은 하나같이 흥분한 듯 책을 들고 한 글자 한 글자 읽어 내려갔다. 칠판의 수능 디데이는 하루하루 줄어들고 있었지만, 그녀는 오히려 점점 더 나태해져 책을 만질 의욕조차 사라졌다.

펜을 쥔 손이 연습장 위에서 움직였다. 한 획 한 획 그려내는 동안 그녀의 눈동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