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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374

오히려 내가 좀 난처해졌다. 방금 횡단보도를 건널 때 그 발 긁는 남자한테 욕을 먹은 데다, 날이 어둡고 길이 미끄러워서 전비비의 안전이 걱정됐던 거였다.

그런데 횡단보도를 지나 인도에서 백여 미터를 걸었는데도, 내 손은 놓지 않았고 그녀도 아무 말이 없었다.

나는 황급히 손을 놓고 옆으로 한 걸음 물러나 겹쳐진 우산을 분리하면서 살짝 그녀를 힐끗 보았다. 그녀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계속 시선을 앞으로 향한 채 느긋하게 걷고 있었다.

나는 일부러 반 걸음 뒤처져서 옆에서 그녀를 관찰했다. 더 중요한 건, 지금 그녀의 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