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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274

밖에는 광풍과 폭우가 몰아치고 있었지만, 실내는 약간의 마취 향이 섞인 술 향기가 분위기를 고요하게 만들었다.

소파에 무너져 앉아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노파를 보며, 허청경이 웃었다.

"나는 줄곧 당신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기록에 남은 흔적 하나 없이요. 하지만 내가 틀렸군요."

노파는 어느새 차분해져서 허청경을 차갑게 바라보고 있었다.

허청경은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아 몇 개의 음표를 가볍게 두드리며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이 나를 통제하기 쉽다고 생각한 이유는 내가 특별히 강한 자존심과 존엄성을 가진 사람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