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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

마치 난초와 옥수처럼 우아하게 서 있고, 웃음은 밝은 달빛이 품에 안기는 듯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문 앞에 서 있을 뿐, 한기를 내뿜어 저절로 몸이 떨려왔다. 몸을 돌려 창문으로 도망치려 했다.

"소지안."

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 같은 목소리에 지안은 발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몸을 돌려 결국 무릎을 꿇고 앉았다.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지안은 얇은 비단옷을 입고 있었고, 눈매에는 요염함이 가득했다. 긴 도포로 몸매가 드러나는 소야 앞에 무릎 꿇은 모습이 무척 기이해 보였다.

한 달 전, 청현루의 수석 기생이 흥이 나서 몰래 한림서원에 수업을 들으러 갔다가, 마침 소가의 큰아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네 눈이 마주친 순간, 세상에서 가장 풍채 좋은 공자라 불리던 소야는 벙어리였는데, 갑자기 '지안'이라는 두 글자를 내뱉었다.

소가는 왕작을 계승한 후손이었으나, 장남이 벙어리였고 차남은 4년 전에 실종되었다. 노왕야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비통에 빠져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이 '지안'이란 바로 소가 차남의 이름이었다.

청현루의 수석 기생 화이가 소가의 둘째 도련님이 되었다니, 이 이야기는 마치 연극 같았다. 하지만 어깨의 태생 점이 증거가 되었고, 생김새도 똑같았다. 아무리 화이가 믿지 않으려 해도, 소가의 큰아들은 그를 꼼짝 못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지안은 한참을 무릎 꿇고 그의 처분을 기다렸다. 한참 후에야 뒤늦게 깨달았다. 이 형은 자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것 외에는 십여 년간 벙어리였으니, 자신이 무슨 말을 기대한다는 건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니, 소야가 이미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풍채가 빼어나고 얼굴이 환했다.

지안은 멍하니 생각했다. 소가의 두 형제, 하나는 벙어리고 하나는 기생이 되었으니, 참 잘 어울리는군.

두 사람은 한 명은 꿇어앉고 한 명은 서서, 방 안에서 한참을 대치했다. 소야가 발로 문을 차자 몇몇 하인들이 들어와 지안을 묶어 소부로 데려갔다.

개똥이는 다른 사람들처럼 소가의 큰아들에게 인정받은 것이 큰 행운이라고 말했지만, 지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말도 못하고 화만 잘 내는 이 형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안이 천천히 눈을 뜨자 소야의 도포 자락이 자신의 눈앞에서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반사적으로 다시 눈을 감고 바닥에 엎드려 기절한 척했다.

"으윽..." 지안이 갑자기 냉기를 들이마셨다. 고개를 들어보니 소야가 책상 자를 들고 지안의 허벅지 안쪽을 휙 하고 내려쳤다.

코끝이 시큰해지며 눈물이 구슬처럼 흘러내렸다. 소야가 자로 그의 무릎 뒤를 찔렀지만, 지안은 그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흐느끼기만 했다.

소야가 손을 들어 다시 한 번 내리치자, 지안은 급히 몸을 웅크렸다. 등 뒤가 불에 타는 듯했다. 그는 소야를 노려보며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뜻이야! 내가 잘못했다고 말하면 안 되나? 꼭 때려야 해?'

소야는 그가 움직이지 않자 다시 세게 내리쳤다.

지안은 즉시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엉덩이를 감싸며 펄쩍펄쩍 뛰었다. 예전에 그는 생계를 위해 일했지만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꽤 자유롭게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형을 얻었는데, 그저 자를 들고 방에 가둬놓고 때리기만 할 줄 알았다.

"이리 와." 소야가 간결하게 말했다.

지안은 맹렬히 고개를 저었다. 이 벙어리가 갑자기 말을 하는 것에 놀랐지만, 잠시 생각해보니 자신의 엉덩이가 더 중요했다. 아무리 궁금해도 이런 때에 물어볼 수는 없었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고 하지 않던가? 지안은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분별없이 입을 열고 말았다.

"너... 너... 너 벙어리 아니었어?"

소야의 옥같이 윤기 나던 얼굴이 어두워졌다. 지안에게 다가가 그를 붙잡아 책상에 엎드리게 한 뒤, 손을 들어 다섯 대를 내리쳤다.

지안은 고통에 비명을 질렀고, 그 소리는 처절하고 비참했다. 다리를 높이 차며 손으로 뒤를 막으려 했다.

소야는 그가 얌전히 있지 않자 그의 손을 잡고 두 번 내리쳤다. 열 손가락이 찌르는 듯한 고통에 지안은 숨이 막힐 듯 울며 외쳤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소야는 손을 멈췄지만, 여전히 그를 누른 채 자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말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벙어리라고 말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지안이 흐느끼며 말을 마치자마자, 소야는 손을 들어 다시 한 번 내리쳤다. 지안은 식은땀을 흘리며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형을 공경하지 않고 옛 직업을 다시 하려 한 것이 잘못이에요. 아악!"

이미 상처가 심했는데, 소야는 조금도 봐주지 않고 또 열 대를 내리쳤다. 지안의 옷 뒤쪽은 이미 땀에 젖어 있었고, 이마의 머리카락은 관자놀이에 달라붙었다. 얼굴은 창백했고, 입술이 한참을 움직였지만 온전한 말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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