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람과 눈을 타고

챕터 99

배장회는 이를 악물어 온몸이 떨리고, 잿빛처럼 죽어있던 그의 마음이 조윤의 말 한마디에 다시 불꽃을 피웠다.

주마천 전투 이후, 배장회는 비로소 인간의 목숨이 얼마나 취약한지 깨달았다. 그가 항상 신처럼 강하고 단단하다고 여겼던 아버지와 형, 별처럼 빛나고 결코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던 사종준이 그렇게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그는 더 이상 누구도 온전히 의지할 수 없었다. 자신의 작은 의존이 타인 생명에 감당할 수 없는 무게가 될까 두려웠다.

그래서 조윤이 여러 번 마음을 표현했음에도, 그는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 조윤을 믿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