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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47

진향련의 집에서 빠져나왔을 때는 이미 오후 두 시였다. 태양은 한창 뜨겁게 내리쬐고, 마을에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용근은 팔을 걷어붙이고 불룩한 배를 내밀며 구멍가게를 향해 걸었다. 샛길로 가지 않고 큰길을 돌아갔다. 어차피 배도 고프지 않았고, 바지 사타구니 속 그것은 배부르게 먹었으니까. 어젯밤에도 심리홍에게 씨앗 두 움큼을 보냈으니, 아마 지금쯤 정신을 못 차렸을 거다.

상하촌은 사실 작은 마을이 아니었다. 마을 사람들이 많지 않아 보여도 집들이 모여 있지 않고 동쪽에 한 집, 서쪽에 한 집 흩어져 있어서 차지하는 면적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