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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4

"오빠! ──"

갑작스러운 '오빠' 소리에 현명의 입가에 머금었던 미소가 순간 굳어졌다. 그는 시선을 살짝 내려 자신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분홍빛 앳된 소년을 살펴보았다. 까맣고 큰 눈동자가 반짝반짝 기대에 차서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에 현명의 갈색 눈동자가 잠시 가라앉았지만, 순식간에 그는 몸을 숙여 약간 수줍어하며 망설이는 소년에게 두 팔을 벌리고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한아가 맞니? 이리 와서 오빠가 좀 볼까."

소년은 전혀 경계심 없이 기쁘게 현명에게 달려갔다. 그 뒤에서 여자가 아들의 손을 붙잡으려 했지만 아광이 그녀를 막았다...

"한이야! 가지 마! ──"

맹렬한 비명이 사무실의 고요함을 깨뜨렸다. 현명의 품에 뛰어든 구한은 고개를 돌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까만 눈동자를 깜빡이며 작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뒤에 있는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이 사람은 오빠잖아요... 오빠라고요."

맞아, 그는 자신의 오빠였다. 그 미소 띤 옅은 갈색의 예쁜 눈동자를 알아봤다. 비록 10년 전에 단 십여 일밖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는 기억했다. 그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볼 때 깊숙이 감추고 있던 슬픔을...

그 옅은 색깔에 담긴 얕은 슬픔, 마른 품속의 두터운 온기... 지난 10년 동안, 그것이 오빠에 대한 유일한 기억이었다.

여자는 거의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지만, 구한은 고개를 돌려 부드러운 작은 손으로 현명의 칼날처럼 곧은 눈썹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현명의 목을 감싸 안으며 친근하게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강아지처럼 냄새를 맡더니, 잠시 후 안심한 듯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이 냄새 기억해요. 오빠 맞아요. 오빠, 어디 갔었어요? 한이가 계속 찾았는데..."

구한의 방어 없는 친근함에 현명은 그를 감싸 안은 팔이 약간 굳어졌다. 그는 고개를 살짝 돌려 보송보송한 뒤통수만 보이는 구한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피로 물든 10년 전의 기억을 더듬었다. 마침내 그는 기억해냈다. 10년 전 첫 만남에서,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못 하던 이 소년이 아버지의 손을 놓고 비틀거리며 자신에게 달려와 품에 안기고, 까만 콩알 같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자신을 바라보며 어린 목소리로 물었던 순간을...

"오빠, 오빠 맞아요?"

그때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의 진실을 알지 못했던 그는, 깊은 슬픔 속에서도 눈앞의 이 아이와 함께 일주일간의 행복하고 사치스러운 시간을 보냈었다...

그 후에는, 피비린내 나는 진실이 밝혀졌고, 그다음은 끝없는 도피생활...

──오빠, 오빠 맞아요?

──아니, 난 이제 네 오빠가 아니야.

──이 냄새 기억해요, 오빠 맞아요.

──아니, 난 그저 널 지옥으로 밀어 넣을 사람일 뿐이야.

현명은 구한을 안아 올렸다. 그가 일어서서 맞은편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여자를 바라보며 미소를 더욱 짙게 지었다. "그 장부는, 이모님께서 어떻게 보셨는지요?"

여자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이어서 그녀의 몸도 가볍게 떨리는 것 같았다. 그녀는 손에 그 서류를 꼭 쥐고, 눈에는 짙은 증오와 분함이 뒤섞여 아들을 위해 흘리려던 눈물을 억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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