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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4

남자가 이어서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그의 말투에는 약간의 의문이 담겨 있었다. 임준은 그를 바라보며 "네?"라고 했다.

"S인가요?"

임준은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강렬한 수치심이 가슴을 덮쳤고, 그는 고개를 숙여 서류를 보는 척했다.

남자는 살짝 웃으며 종이의 아래쪽을 가리켰다. "그럼 여기를 봐주세요."

그 몇 가지 선택지는 꽤 단순했다. 임준이 스스로 정리해보니, 대체로 신체적 자극만 받을 것인지 아니면 정신적 조교도 필요한지를 묻는 것이었다.

원래는 전자를 선택하려 했다. 누군가 와서 자신에게 통제하거나 모욕적인 말을 한다면 절대 견딜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저 돈 주고 맞는 거나 다름없을 텐데... 임준은 자신이 정말 병이 있나 싶었다.

쓴웃음을 지으며 자조했다. 이렇게라도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자신의 취향을 해방시키는 셈이었다.

펜을 들려는 찰나,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이란 말이 그를 깨우쳤다. 만약 이번에 이런 행위를 견디지 못하게 된다면, 이 취향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이를 꽉 깨물고, 그는 후자를 선택했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소위 S라는 사람이 그저 욕설이나 한다면 그럭저럭 견딜 만하겠지만, 성수 마시기 같은 것을 시킨다면 어쩌나 싶었다. 포럼에서 그런 글은 보는 것조차 견디기 힘들었는데, 만약 그런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망설이며 완곡하게 말을 꺼냈다. "다른 요구사항이 있는데요. 제가 결벽증이 있어서, 좀 역겨운 행위는..."

남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배설물 관련된 건가요?"

임준은 듣자마자 속이 메슥거려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건 원치 않습니다. 저는 그저... 스트레스 해소하러 온 거니까요."

남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물론 손님의 요구를 존중하겠습니다. 메모해 두겠습니다."

그러면 더 이상 문제될 것은 없었다.

임준은 돈을 지불한 후 바로 방으로 안내받았다. 남자가 그에게 말했다. "총 시간은 3시간이고, 6시에 시작합니다. 아직 15분 정도 남았네요."

임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다시 한번 미소를 지으며 나갔다.

임준은 어색함을 느꼈다. 어떤 S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는 남성을 선택했는데, 만약 옷을 벗으라고 한다면 여자 앞에서는 절대 그럴 용기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일지도 궁금했다. 구체적으로 S를 선택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오늘 본 영상처럼 근육 터질 듯한 사람이 들어와서 바로 채찍을 든다면 너무 무서울 것 같았다.

곧이어 그는 자신의 이전 생각을 떠올렸다. 견디지 못하면 이런 취향을 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는 자신이 정확히 무슨 생각으로 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즐기러 온 건지, 아니면 이걸 끊으러 온 건지?

방 안은 온통 캐비닛으로 가득했고, 욕실과 안쪽 방이 하나 더 있었다.

만약 너무 잔인하게 하면 거부할 수 있을까? 맞아서 일어날 수도 없게 된다면, 내일 해야 할 일들은 어떻게 하지?

임준은 후회가 밀려왔다. 오늘 밤 처리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여기 와서 자신을 괴롭힐 필요가 있었을까.

심지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가게는 분명 영업 허가증이 없을 텐데,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 싶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 귀신에 홀려서 왔단 말인가... 그가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 갑자기 노크 소리에 생각이 끊겼다.

문 밖에서 세 번만 노크했을 뿐인데, 임준은 등줄기가 긴장으로 굳어지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저 반사적으로 "들어오세요"라고 말했다.

문이 '카닥' 소리와 함께 열렸고, 임준은 그 틈새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자신이 고용한 S가 어떤 사람인지 정말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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