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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870

밤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넓은 오동나무 잎사귀를 흔들었다. 나뭇잎은 바람에 따라 흔들리며 쏴아쏴아 소리를 냈다.

가로등 불빛이 나뭇잎 틈새로 내려와 잎사귀에 의해 잘게 쪼개진 반점이 되어 바닥에 드리워지며 꿈결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배가원은 검은색 치마에 하얀 셔츠를 입고, 긴 머리를 어깨에 늘어뜨린 채 두 손을 등 뒤로 하고 앞에서 사뿐사뿐 걸어가고 있었다. 치맛자락이 바람에 흔들리며 그녀를 마치 달속의 항아와 같이 빛나게 했다.

유명양은 뒤에서 그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함께 걸으며 좋아하는 간식을 사 먹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