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챕터 1
초겨울 오후, 회색빛으로 억눌린 하늘에서 눈송이가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더 많이 내리고 있었다. 사람 얼굴을 베어버릴 듯한 매서운 북풍이 마른 가지와 낙엽을 휘몰아치며 휘파람처럼 울부짖었다. 이미 답답하고 음침한 분위기를 더욱 강조하며, 왠지 모르게 숨이 막혀왔다.
오후 3시 30분, 셰씨 본사 빌딩 사장실에 앉아있던 셰윈은 한 통의 사적인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그는 음침한 표정과 차가운 눈빛으로 네 글자만 물었다.
"사람 찾았나?"
전화 너머로 셰 가문 저택의 경비대장이 그 특유의 깔끔하고 간결한 말투로 셰윈에게 보고했다.
"네, 사장님. 1호를 찾았을 때 이미 자살로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시신은 현재 운송 중입니다."
차갑게 입꼬리를 올린 셰윈은 담담하게 한마디 칭찬을 건넨 후 전화를 끊었다. 그는 사장 의자에서 일어나 책상 모서리에 조용히 놓여 있던 크리스탈 액자를 집어들고, 사진 오른쪽에 있는 성인 남자의 환한 웃는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입가의 차가운 미소는 점점 깊은 원한으로 물들어갔다...
'죽었군... 한때는 내 사업을 성실히 보좌하고, 달콤하게 내 사랑을 함께 가꾸더니, 이제는 완전히 날 배신하고 셰씨를 망치려 했던 남자... 이렇게... 죽어버렸나?'
셰윈은 갑자기 몸을 돌려 뒤쪽의 통유리창으로 걸어갔다. 밖에서는 처음에 내리던 작은 눈송이가 이제 함박눈으로 변해 있었다.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광활하고 쓸쓸한 하얀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는 손을 뻗어 가장 옆에 있는 창문 하나를 열었다. 차가운 바람이 강하고 거세게 밀려들어와 주변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자 셰윈은 갑자기 몸을 떨었다. 그는 다시 액자를 든 팔을 들어올렸다. 가늘고 균일한 손가락이 마치 무한한 애정을 담은 듯,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사진 속 환하게 웃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아무런 조짐도 없이 팔을 창밖으로 뻗어 크리스탈 액자를 쥐고 있던 손가락을 살짝 펴자, 사진 속 환하고 열정적인 미소를 짓던 남자는 액자와 함께 28층 높이에서 떨어져 내렸다...
셰씨 본사 정문 앞에서 -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창문을 닫은 셰윈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송이를 올려다보며, 입꼬리의 미소가 잔인하게 변해갔다. '이렇게 간단하게 널 해방시켜주다니, 이건 내 셰윈이 -
너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할까.'
......
같은 시각, 북미 셰씨 지사의 텅 빈 지하 주차장에서는 어두운 조명 아래 음산한 기운이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세 명의 건장한 대한들이 한 젊은 남자를 에워싸고 있었다. 소음기가 장착된 브라우닝의 차가운 총구가 젊은 남자의 미간에 꽉 눌려 있었다. 어둑한 주차장에서 네 남자의 들쭉날쭉한 숨소리와 심장 박동 소리가 강렬하고 생생하게 들려왔다.
선두에 선 남자는 브라우닝의 안전장치를 천천히 해제하면서 낮고 냉담한 목소리로 그의 총구 아래 갇힌 남자에게 무덤덤하게 말했다.
"유감이네, 2호. 도련님이 이미 성공적으로 1호를 길들였어. 너와 3호는 더 이상 남아있을 필요가 없어. 그러니까, 내가 널 보내주마."
귓가에서 총 내부의 스프링이 천천히 당겨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젊은 남자는 계속 내리깔고 있던, 앞머리 아래 숨겨진 눈을 이제야 살짝 들어올렸다. 흑백이 선명한 가느다란 눈동자가 어둑한 조명 아래서 마치 밤빛에 물든 듯 흐릿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의 얇고 옅은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며 기묘하고 노골적인 경멸이 담긴 미소를 지을 때, 그 눈동자도 함께 순식간에 날카롭고 조소를 띤 눈빛으로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