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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줄리안 피어스는 거울 앞에서 멈춰 서 있었다. 그의 머릿속은 이 새로운 세계에 대한 생각들로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문 밖에서 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며 그를 현실로 끌어냈다. 레오 그랜트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와 고개를 숙이며 보고했다.

"전하, 국왕과 왕비께서 뵙기를 원하십니다. 바로 밖에 계십니다."

문이 천천히 열리자 줄리안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자애로운 아름다움과 왕실의 아우라는 방 전체를 빛나게 했다. 줄리안은 역사 드라마의 장면들을 떠올리며 빠르게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했다.

"아버지, 어머니, 아들이 인사드립니다." 이젠 이선 케일런의 역할을 맡은 줄리안은 목소리를 떨지 않으려 애썼으나 긴장을 감출 수 없었다.

왕비는 미소를 지으며 이선에게 다가왔다.

"사랑하는 이선, 그렇게 격식 차릴 필요 없어. 이제 막 회복했으니 잘 좀 보자꾸나." 왕비는 부드럽게 말하며 이선을 침대로 다시 눕혔다.

국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엄격하지만 걱정이 담긴 눈빛으로 말했다.

"이선, 안심해라. 사고에 대한 조사는 이미 명령했다. 누군가 분명 너를 해치려 한 것이다."

줄리안은 이선의 몸으로 겨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버지, 어머니, 저는 괜찮습니다. 가벼운 부상일 뿐입니다."

왕비는 애정이 담긴 목소리로 이선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이선, 푹 쉬고 회복해라. 아무 걱정하지 말고. 왕실 주방에 영양가 있는 음식을 준비해달라고 할게."

줄리안은 이선의 부모님으로부터 느껴지는 따뜻함과 사랑에 자신의 가족을 떠올렸다. 어머니가 병이 났을 때 돌봐주던 기억과 엄격하지만 사랑이 담긴 아버지의 지도가 생각났다. 오랜만에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 그리움과 애정으로 가슴이 아려왔다.

이선이 감정에 빠져 있을 때, 국왕은 그의 어깨에 부드럽게 손을 얹으며 걱정과 염려가 담긴 눈빛으로 말했다.

"이선," 국왕은 무겁게 말했다. "빨리 회복해야 한다. 나라가 너를 필요로 한다..."

이선은 아버지를 올려다보며 책임의 무게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버지의 말을 깊이 새겼다.

"아버지, 이해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회복하고 국정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이선은 결의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국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엄격하지만 애정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깊고 권위 있는 목소리로 훈계를 시작했다.

"이선,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단순한 통치가 아니라 백성과 왕실을 위한 희생이다. 통치는 자애와 의로움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훌륭한 왕은 백성의 말을 듣고 언제 강하게, 언제 부드럽게 해야 할지 안다."

왕비는 옆에 앉아 모든 말을 들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이선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그에게 힘을 주려는 듯했다.

왕은 계속해서 말했다. "기억해야 한다. 백성의 마음이 국가의 기초다. 백성이 평안하면 나라도 번영할 것이고, 백성이 평안하지 않으면 나라는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백성의 복지를 우선시하고, 그들의 고통을 듣고 이해해야 한다."

에단은 아버지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느끼며 주의 깊게 들었다. 줄리안도 어느 세계에서든 왕이 되는 것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덕목, 희생, 지혜를 요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버지, 가르침을 명심하겠습니다. 나라의 번영에 기여하는 좋은 왕자가 되기 위해 배우고 노력하겠습니다," 에단은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왕은 걱정스러우면서도 의미 있는 눈빛으로 에단을 바라보았다.

"에단, 전장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심상치 않다. 국경의 우리 군대가 연이어 패배하고 있다. 싸움을 멈추기 위해 세 도시를 양도해야 했지만,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헬리오스와 동맹을 맺어야 한다. 연간 공물 외에도 헬리오스는 아리아의 왕자를 인질로 보내기를 요구하고 있다."

에단은 심장이 쿵쿵 뛰며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아버지, 누가 될지 결정하셨나요?"

왕은 사랑과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에단을 바라보았다.

"에단,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왕위 계승자인 네이선 형은 왕위를 이어야 하고, 둘째 형 알렉산더는 국경을 지키고 있으며, 셋째 형 세바스찬은 나와 함께 나라를 다스리고 있다. 그들은 모두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어 자리를 비울 수 없다."

왕은 잠시 멈추고, 멀고 무거운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너는 아직 어리고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통치의 짐을 지기 어려웠다. 하지만 너는 많은 재능과 덕목을 가진 왕자이기에 아리아의 평화를 위해 인질로 적합하다. 왕은 때때로 가장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어떤 아버지가 자식을 적에게 보내고 싶겠느냐? 하지만 나라의 생존을 위해, 수천 명의 생명을 위해, 너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왕은 깊은 걱정과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이 새겨진 얼굴로 에단 케일런을 응시했다. 그는 한숨을 쉬며 아들을 위로할 말을 찾으려 했지만, 그 말 하나하나가 무겁게 느껴졌다.

"에단, 내 마음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너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너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아리아 왕국의 평화와 우리 백성의 안전을 위해, 너만이 이 책임을 질 수 있다."

이 말을 듣고 에단은 무릎을 꿇었다. 줄리안의 머릿속에 악몽 속 잔혹한 폭군의 이미지가 갑자기 떠올랐다. 에단이 그를 만나게 되는 걸까? 그 악몽이 에단의 미래가 되어 줄리안이 짊어져야 하는 것일까?

에단은 마치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느꼈다.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의 심장은 두려움과 공포로 미친 듯이 뛰었다. 그의 눈은 점차 놀라움에서 공포와 분노로 변했다. 목소리는 감정에 목이 메었지만 단호했다.

"아버지, 이 명령을 철회해 주세요! 헬리오스 왕이 얼마나 잔인한지 아시지 않습니까? 어떻게 제 목숨을 적에게 맡기실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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