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은총

챕터 29

우리는 죽은 숲을 점점 더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계속 나아갔다. 한때 무성하고 생명력 넘치던 나무들은 이제 말라버린 부러진 가지들만 남아있었고, 마치 이곳의 자연이 파괴에 굴복한 듯했다. 주변은 조용했고, 우리의 숨소리와 발밑에서 부서지는 가지 소리만 들렸다. 이곳엔 생명이 없었고, 땅은 마치 불타버린 듯 검게 그을려 있었으며, 발을 디딜 때마다 뭔가 죽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이곳에서 벌어진 전투의 잔해일지도 모른다.

나는 손을 들어 병사들에게 잠시 멈추라고 신호를 보냈다. 그들은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천천히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