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은총

챕터 18

나는 궁전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 이곳은 항상 조용하고 편안한 곳이었다. 책들이 높은 나무 선반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대부분은 왕국의 역사, 오컬트, 그리고 내가 고루하다고 느끼는 것들에 관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매일 나를 괴롭히는 어이없는 중매 소동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정략 결혼이라니? 정말? 내가 선택할 권리도 없는 것처럼," 나는 부드럽게 중얼거리며, 앞에 놓인 책의 페이지를 느슨하게 넘기고 있었다. 실은 내용은 읽지도 않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만 계속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