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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자신을 조작하지 마세요

겨울 폭풍이 아니라 진짜 눈보라였다. 나는 낯선 마을 한가운데에 갇혀 있었다. 밤눈이 좋아도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면 한 발자국 앞도 안 보였다. 귀는 찬 바람에 얼얼할 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코로는 눈 냄새밖에 맡을 수 없었다. 설령 다른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고 해도, 이 마을은 너무 낯설어서 호텔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찾는 문마다 잠겨 있었다. 문 손잡이와 창문을 열어보려고 몇 번 변신을 시도했지만, 결국 동상에 걸릴 위험만 높아지고 에너지만 낭비했다. 눈은 이미 내 어깨까지 쌓여 있었고, 한 걸음 내딛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