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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장: 그는 소심했다

페리스의 시점

파도는 검은 해변 위로 부드럽게 부서지며 하얀 포말을 만들어낸다.

모래 속 작은 결정들은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빛난다.

나는 금빛 모래알 위에 누워, 분홍색과 주황색, 보라색이 어우러진 화려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마치 잘 익은 살구의 색을 닮은 듯한 하늘이었다.

그 순간, 세상이 마치 투명한 커튼처럼 변해, 더 이상적이고 숨 막히게 아름다운 현실을 엿볼 수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속적인 욕망, 기대, 걱정, 계획들은 모두 사라지고, 내 머릿속에 그를 지울 수 없다는 사실만이 남았다.

한 번쯤은 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