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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러 속에서 불길이 밝게 타오르고 있었다. 창고 안 모든 것을 삼키는 화염이었다. 이게 승리의 순간이어야 했다. 악몽의 끝이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클라라는 내 손을 꽉 잡고 있었고, 그녀의 손가락이 약간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눈은 불길에 고정되어 있었지만, 마음은 딴 곳에 있었다. 내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에블린은 뒷좌석에 앉아 무릎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열심히 타이핑하고 있었다. 마르셀로는 침묵 속에서 운전하며, 도로와 거울 사이를 번갈아 보며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신호를 찾고 있었다.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