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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20: 숨겨진 길-2

회색 안개가 다시 나를 둘러싸고 있다. 이번에는 그 공허함이 더 억압적이고, 그 침묵이 더 귀를 찢을 듯하다. 오싹한 한기가 피부 위로 스며들어, 어두운 예감이 떠오른다.

나는 어디에도 없는 세계에 홀로 서 있다.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진 공허함이 나를 둘러싸고 있다. 하늘은 평평하고 특색 없는 회색이고, 발밑의 땅은 마치 언제라도 빠져들 것처럼 실체가 없는 것 같다. 심장은 절박한 두려움에 쿵쿵 뛰고 있다.

갑자기, 침묵이 귀청이 터질 듯한 포효로 깨졌다. 나는 불길이 땅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뒤돌아섰다. 그 맹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