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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케이프

시간이 흘렀고, 나는 그 방에 계속 있었다. 홀로 묶인 채로. 음식도 물도 없이. 몸의 피로가 의자 상단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도록 유혹했지만, 내 머리 위에 매달린 작은 전구가 내가 처한 상황을 상기시켰다.

납치되어 묶여 있었다. 나를 풀어달라고 목이 쉬도록 소리치고,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저주를 퍼부었기에 목이 아팠다.

내 친오빠가 나를 납치범들 사이에 버리고 갔는데, 적들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내 인생의 사랑의 얼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가슴이 조여들었다. 그 남자는 지금쯤 제정신을 잃고 나를 찾아 헤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