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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유리 발코니 문을 열고, 쌀쌀한 저녁 공기 속으로 걸어 나갔다. 부드러운 바람이 내 피부에 키스하듯 스치자 팔에 소름이 돋았다.
그가 거기 서 있었다. 난간을 꽉 쥐고 있는 그의 주먹과는 달리, 공허한 눈빛은 저무는 태양으로 붉게 물든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순간 그의 마음에는 저녁의 아름다움 따위는 없다는 것을.
뒤에서 그의 몸통을 팔로 감싸며, 나는 그의 어깨뼈에 키스했다. 그는 깊은 숨을 내쉰 후, 내 품 안에서 긴장을 풀었다.
"그녀는 갔어?"
나는 그의 등에 기대어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