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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사악한 계모

그녀는 칼을 들고 있었다.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심장이 귓가에서 북처럼 울리고, 온몸의 모든 모공에서 땀이 흘러나오는 것 같았지만, 세상은 그녀 손에 든 칼로만 좁혀지는 것 같았다. 차가운 공기가 달아오른 내 피부에 닿는 느낌이나, 찬 바람이 불 때마다 코로 올라오는 피 냄새는 희미하게만 느껴졌다. 오직 칼만 보였다, 그 칼만.

엄마가 들고 있는 칼.

마스크를 썼는데도 엄마는 나인 줄 알았다. 그녀는 거의 비난하는 듯한 커다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지붕 조명 아래에서도 그녀의 겁에 질린 얼굴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나...